독서와 인문학

[유용한 인문학] 채사장의 지대넓얕 1편 - 역사

투자하는 엔지니어 2023. 1. 8. 19:33

지대넓얕 시리즈는 한동안 엄청 유행했던 베스트셀러로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제목으로 총 3권이 있으며, 1편은 '현실', 2편은 '현실너머' 마지막으로 0편은 '제로'라는 명칭으로 출간되었다.

'현실'편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5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책의 순서대로 우선 '역사'챕터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역사편에서는 먼저 직선적 시간관과 순환적 시간관에 대해 소개하고, 진보적 역사관인 직선적 시간관에 따라 역사를 기술한다고 소개한다.

직선적 시간관: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는 진보한다는 개념. 서양 사상의 근간으로 석기시대-철기시대-중세-근대-현대가 될 수록 인류는 발전해왔고, 다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관점.
순환적 시간관: 역사는 큰 틀에서 계속 반복한다는 개념.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나면 또다시 봄이 오고, 저녁에 퇴근해도 다음날이면 또다시 출근하는 것처럼 고려시대 사람과 현재는 먹고 자고 마시는 생활양식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생각을 갖고, 똑같은 행동을 하며 반복적인 삶을 산다는 관점.

1. 생산수단과 자본주의 특성

채사장은 역사를 생산수단자본주의의 특성이라는 2가지 관점으로 기술한다.

  • 생산수단

빵 1억원어치와 1억원 규모의 빵공장. 둘다 동일한 1억원의 가치이지만, 생산수단이라는 점에서 빵공장이 훨씬 가치가 있다. 같은 자산이어도 생산수단과 생산물은 개념이 다르고, 원시사회에서 근대까지는 이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이 곧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 자본주의의 특성

자본주의란 자본이 곧 권력이라는 개념으로서, 사실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이 곧 권력이라는 말과 비슷하다. 하지만, 채사장은 산업혁명을 통한 공급과잉이라는 문제가 곧 자본주의의 특성이라 말하며, 공급과잉의 문제로부터 근대 이후의 역사가 지배되었다고 말한다.

2. 원시 공산사회/고대 노예제사회/중세 봉건제사회

  • 원시 공산사회

사람들은 함께 사냥하고, 농사를 지으며 지내며 살았다. 즉, 각자가 가진 노동력은 큰 차이가 없었기에 재산 역시 공동의 소유가 되었으며, 공동재산, 즉 공산사회가 자연스럽게 이루어 졌다.

그러나, 도끼나 낫 등 생산수단을 소유하여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는 누군가가 등장하게 되고, 노동력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공산사회는 막을 내리게 된다.

더 많은 식량을 가진 사람이 굶주리는 사람에게 식량을 나눠주고 무언가 지시를 하게되면서 상하관계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 고대 노예제사회

단순한 노동력의 차이에서 발생한 상하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피지배 계층으로 나뉘게 된다.

돌도끼, 돌낫 등의 생산수단은 이제 누구나 사용하게 되었고, 지배계층은 생산수단으로써 "토지"를 소유하게 된다.

피지배계층은 지배계층이 소유한 "토지"에서 농작물을 수확하고 지배계층에게 주고, 남은 것을 받아서 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소유의 개념은 일종의 관습으로 피지배계층의 반발로 얼마든지 무너질 수가 있는 약한 것이었다.

이러한 불안정함을 지배계층은 종교라는 수단을 통해 보완하게 된다.

독점의 정당성을 "신"이라는 도구로 활용하게 되는 것. 바로 "제정일치사회"의 시작이다.

  • 중세 봉건제사회

중세 봉건제 사회는 권력의 이동을 토대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신"이라는 종교를 토대로 정당성을 갖고, "장원"이라는 생산수단을 가진 '국왕'이 등장한다.

서양 중세의 이념은 헬레니즘(그리스,로마 신화-다신교)과 헤브라이즘(그리스도교-유일신교)을 기반으로 발전했고, 로마제국이 헤브라이즘의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선포하면서 왕은 신의 선택을 받은 정당성을 가진 권력자로 태어나게 된다.


그리스도교 역사

1세기 무렵 이스라엘의 나사렛 지방에 예수가 태어난다.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으며, 신과의 계약(10계명, 율법)을 중시하는 유대교를 믿고 있었다. 로마는 오늘 날의 미국에 버금가는 세계 최강의 국가였으며 헬레니즘 문화인 다신교를 믿고 있었다.

장성한 예수는 자신들의 제자와 함께 유일신의 뜻에 따라 복음을 전파하며 이스라엘 전역을 다녔고, 이는 유대교 제사장들과의 충돌로 이어진다. 예수는 율법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민족 내부는 유대교와 예수를 따르는 집단으로 나뉘게 되었고, 이러한 분열은 예수의 제자, 유다의 변절로 인해 끝이난다.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던 로마의 집정관 본디오 빌라도는 이스라엘의 분열을 탐탁지 않아 했으나, 예수를 따르는 추종자가 많아 예수의 처리방안을 두고 고민을 했다.

결국 바라바와 예수, 둘 중 한명을 풀어주겠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바라바는 이스라엘의 독립운동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예수를 추종하는 세력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 기존 세력인 유대교의 힘, 그리고 민족의 독립운동가와 선택하라는 선택지는 자연스레 예수의 처형으로 결론을 내리게 만든다.

이 후,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하고 승천한 예수의 스토리는 제자들로 인해 로마 전역에도 퍼지게 되고, 4세기 무렵에 들어서 밀라노 칙령테살로니카 칙령을 통해 로마의 국교가 된다.


중세의 왕은 장원을 소유하여 권력의 기반을 다졌으며, 소유의 정당성은 유일신으로부터 받았다. 따라서 가톨릭교의 교황과 국왕은 서로의 위치를 보장해주는 동업자였으며, 안정적인 사상과 제도 하에 천년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중세 후기가 되면서, 지중해를 기반으로 한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상업을 토대로 부를 축적한 상인계급이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부'가 있었기에 '장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으며, "산업혁명"을 통해 증기기관을 활용한 "공장"마저 등장하게 되면서 '토지'를 대체할 생산수단마저 생기게 된다.

또한 이들은 '종교'라는 정당성을 대신해서 '이성'이라는 대체제로 신을 완벽하게 대체하게 된다.

사실 종교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발생한 것인데, 이성은 과학적으로 자연현상을 설명함으로써 이 불안감을 극복하게 해주었던 것이다.

  구권력 신권력
지배계층 왕, 영주 브루주아(상인계급)
피지배계층 농노, 노예 프롤레타리아
권력기반 장원(토지) 공장
사회적 정당성 종교(신) 이성(과학)
정치적 정당성 왕권신수설 사회계약설

구권력과 신권력은 결국 대립하게 되고, "프랑스 대혁명(1789)"을 기점으로 새로운 권력체제로 바뀌면서 중세시대는 끝이나게 된다. 

3. 근대 자본주의사회

근대 자본주의사회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제국주의와 세계1차대전, 경제대공황과 세계2차대전으로 이어지는 혼란한 사회를 나타내며, 현대사회는 그 이후 냉전시대와 지금의 신자유주의를 일컫는다.

  • 제국주의와 세계1차대전

산업혁명을 통해 제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자, 자국 내의 소비만으로는 쏟아져 나오는 물건을 처리할 수 없게 되었다.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해선 수요를 증가시켜야했고, 시장을 개척하거나 가격을 인하하거나 결정해야했다.

당시 제국주의 국가들은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 영국: 인도를 중심으로 면직물을 판매, 인도에서 사들인 아편을 중국에 다시 팔면서 부를 축적
- 프랑스: 제1식민제국(북미지역) -> 나폴레옹의 몰락 -> 제2식민제국(아프리카 대륙)
- 스페인: 무적함대를 바탕으로 아메리카 대륙 전역의 시장을 지배
- 독일: 늦은 산업화로 인해 식민지 점령이 불가능했음.

붉은색: 스페인 제국, 파란색: 포르투갈 제국

위에서 말한 것처럼, 독일은 늦은 산업화로 인해 식민지 개척이 불가능했고, 이는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한 세계1차대전으로 이어진다.

3국동맹 3국협상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러시아

세계1차대전의 표면적인 이유는 러시아 지역문제로 인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사건이었다.

독일은 동맹국인 오스트리아를 위해 러시아와 전쟁을 시작하였고, 러시아의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영국과 프랑스가 참전, 마지막으로 '민족자결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참전으로 인해 동맹국의 패배'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되며 끝이나게 된다.

  • 경제대공황과 세계2차대전

세계1차대전은 많은 사상자를 만들었지만, 엄청난 소비를 불러일으켜 경제호황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은 더 발전된 생산기술을 이끌어냈고, 더이상 식민지 소비만으로는 과잉공급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

이는 필연적으로 가격경쟁을 이끌어냈고,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대량해고가 발생하면서 경제대공황을 불러일으켰다.

경제대공황을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으로 세계는 또다른 흐름으로 흘러가게 된다.

- 미국: 뉴딜정책 실시. 수정자본주의 등장
: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초기자본주의와 대비되는 케인스후기자본주의의 일환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대공황을 극복한 케이스이다. 미국 정부는 대규모 댐공사를 하면서 공사 및 소비를 의도적으로 촉진시켜 대공황을 탈출하였다.
- 러시아: 자본주의 폐기. 공산주의 등장
: 마르크스경제학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과잉공급이라는 필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자본주의를 폐기함으로써 경제대공황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은 추후 현대에 들어서 냉전체제라는 또다른 비극을 낳게 된다.
- 독일: 군국화. 나치즘 등장
: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물고 있었는데, 경제대공황까지 겹쳐 국가파산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세계를 향한 엄청난 반발심과 함께 위기극복을 위한 독일민족의 집결을 불러일으켰다.
'히틀러'는 유대민족을 공동의 적으로 삼아 '홀로코스트'를 자행하며 민족단결을 일으켰고, 나아가 나치즘 사상을 바탕으로 세계2차대전을 일으키게 된다.

독일의 국난극복을 위해 발생한 나치즘은 또한번의 식민지 강탈을 위한 제국주의로 이어졌고, 연합국과 추축국이라는 동맹간의 세계2차대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추축국 연합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중국, 호주 등

그러나 2차세계대전 역시 1945년 5월 독일의 항복과 8월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끝이나게 된다.

4. 현대사회

현대사회는 세계2차대전으로 황폐화된 유럽이 주도권을 잃고, 미국과 소련으로 세계가 재편된 이후의 세대를 일컫는다.

  • 냉전시대

같은 연합국이었지만 후기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질적인 체제를 갖고있었던 두 국가는 체제를 중심으로 세계를 이분화하기 시작한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미국
서유럽
일본
남한
소련
동유럽
중국
북한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의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으나,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여러 갈등으로 이어졌다.

프롤레타리아를 중시하는 공산주의는 자본주의 사회 내부에서도 자본가들의 지위를 흔들곤 했다.

하지만, 지배계층은 '종교'와 '이성' 다음으로 '애국심'이라는 것을 사용하여 사회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소련의 경기침체와 체제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1991년 12월 26일 소련의 붕괴, 중국의 천안문사건, 베를린 장벽 붕괴 등이 발생하였고 결국 몰락하게 된다.

  • 신자유주의와 오늘날 세계

1970년대의 석유파동으로 이어진 미국의 장기불황은 신자유주의를 만들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시카고학파는 미국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엄청난 세금이 산업발전을 막는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폴볼커가 이끄는 미연준은 고금리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고 있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산업발전을 저해하였다.

시카고학파는 국가권력에 의한 시장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자율성 보장과 탈규제를 강조하였다. 이는 초기자본주의와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체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역사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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