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인문학

"날개"를 읽고 느낀 점: 능동적으로 사는 삶

투자하는 엔지니어 2024. 1. 15. 00:43

지난 주말, 카페에서 이상의 날개를 읽었습니다.

많이 어려운 소설이고, 나온지도 오래된 책이어서 시대상 역시 현대와 동떨어져 있다보니 상당히 난해한 책이었습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히키코모리 남편(주인공)과 매춘부 아내의 이야기입니다.

손님이 왔다가면 아내는 항상 남편에게 돈을 줬지만, 히키코모리인 남편에게 돈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손님이 올 때면 없는 척하고 지내는 주인공은 어느 날 아내 몰래 외출했다가 손님과 아내가 있는 장면을 목격해버렸고, 혼이 날거라 생각했지만 아내에게 돈을 주니 오히려 아내의 방에서 잠을 잘 수가 있었습니다.

돈의 힘을 알게된 주인공은 아내에게 돈을 주고 아내 방에서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비맞고 들어온 날 아내가 준 약을 먹고는 깊은 잠에 들었는데, 나중에 수면제라는 것을 알고 큰 혼란에 빠지고 감정에 휩싸여 수면제를 한웅큼 먹고는 밖에서 잠들어버리고 맙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린 뒤 집에 찾아왔지만, 오히려 아내는 바람폈냐며 화를 내고는 손님에게 안겨 방으로 들어갔고, 주인공은 날기 위해 뛰어내렸습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사실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건 주인공이 아내에게 큰 소리를 내지 못할 지언정 머릿속으로는 되게 많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독백체거든요. 이야기하는걸 들어보면 신문물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나름의 생각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아내의 매춘을 부정하고, 바람폈냐는 매춘부 아내의 억지에도 별 반박을 하지 못합니다. 혼자서 머릿 속으로 연구도 많이 하는데도 실제로 뭔가 하질 않아요.

 

소설 맨 처음에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는 말이 나옵니다.

 

다른 말로는 "행동하지 않는 지성인"으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머릿속으로는 온갖 지식이 많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방구석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현실을 도피하기에 바쁜걸 표현한 것입니다.

 

저자가 하려했던 말은 잘 모르겠습니다. 찾아보니 '모더니즘'에 대한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것보다는 저는 제가 느낀대로 소설을 해석했습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은 뛰어내리면서 등에 날개가 돋아나 하늘을 날거라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끝까지 현실도피하는 모습으로 해석했습니다.

사람 등에는 날개가 돋아날 수도 없는데, 정작 본인은 자유를 위해 높은 곳에서 날개가 돋아나는것 마냥 뛰어내리는 걸로 보였습니다.

이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죠...

 

어쩌면, 저 역시 주인공과 같은 면모를 갖고있었을지 모릅니다.

 

머릿속으로 많은걸 구상하는데도 정작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것도 많고, 이러한 제 자신을 현실적으로 똑바로 직시하지도 않고 회피했을지 모릅니다.

 

움직여야겠습니다.

박제되어버리지 않도록. 혼자만의 천재가 되지 않도록.

저 자신을 제대로 바라봐야겠습니다.

현실도피를 하지 않고, 진짜로 행동할 수 있도록.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계속 되뇌이며 항상 실천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다잡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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