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엔진브레이크와 회생제동 비교

투자하는 엔지니어 2024. 10. 13. 23:4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번 포스팅은 자동차 운전을 즐겨하시는 분들이라면 잘 사용하시는 기능일거라 생각하는데요.

엔진브레이크와 관련된 내용을 전기차의 회생제동과 비교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경제 관련 글을 많이 썼지만, 사실 저는 전기차 구동모터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전공 관련 글을 한번 써보려고 해요.

우선 엔진브레이크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엔진 브레이크란??

1) 엔진

엔진브레이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엔진부터 알아야 하는데요.

엔진의 구조를 정말정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실린더와 크랭크축이 동력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실린더와 크랭크 샤프트 나타낸건데요, 엔진 내 실린더 갯수에 따라 4기통/6기통/8기통으로 구분됩니다.

크랭크 샤프트 지그재그 형상으로 생긴 일체형 축이고, 거기에 실린더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폭발/흡기 행정을 통해서 실린더가 상하운동을 하게 되면 크랭크 샤프트가 회전하게 되는 구조인 것이죠.

엔진의 움직임을 잘 나타낸 gif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이 파일에서는 실린더와 연결되어 있는 샤프트가 캠샤프트로 보입니다. (캠샤프트도 크랭크 샤프트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냥 형상만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엔진은 실린더의 상하운동을 크랭크축의 회전운동으로 바꾸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실린더의 상하운동은 기체의 압력으로부터 발생하게 되구요.

플러그를 사용해서 불꽃을 점화시키고, 기체가 폭발하는 힘으로 실린더가 밀려났다가, 실린더 내에 가득찬 기체를 빼내면서 실린더가 다시 올라가는 것을 반복하는거죠.

 

 

위 그래프는 엔진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입니다. 출력 P는 토크 T와 엔진의 회전속도(각속도)n의 곱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처음엔 토크가 작고, 가속페달을 밟을수록 토크가 서서히 올라가다가 어느순간부터 오히려 토크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엔진의 토크 곡선을 보면, 결국 어느정도 토크가 발생하는 회전속도 영역이 있다는 것입니다.

차량 제조사 별, 엔진 종류별로 다르지만 보통 2,000~ 6,000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생합니다.

최대 토크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주행감 있는 운전이 가능하다는거죠.

그리고, 최대출력 혹은 최대마력은 5,000~7,000rpm에서 보통 나옵니다. 최대토크보다는 조금 뒤에 나오게 되죠.

최대 출력이 크다면, 그만큼 고속영역에서도 힘있게 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최대토크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최대 출력으로 주행 시 그만큼 연료 소모는 많이 나옵니다.

 

그러면 좋은 엔진은 어떤걸까요?

토크밴드가 넓은 엔진입니다.

토크 곡선이 플랫한 엔진은 저rpm에서도, 고rpm에서도 높은 토크가 나오니 성능이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엔진은 고rpm에서는 토크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플랫마력 엔진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고rpm영역에서 출력이 크게 빠지지 않고 높은 출력을 유지하는 엔진이 좋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고rpm영역에서 고출력이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토크가 적게 떨어진다는 것이니 사실상 토크밴드가 넓다는 것과도 유사한 의미가 되죠.

 

2) 변속기

여기까지 엔진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했고, 변속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변속기는 속도와 토크를 조절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엔진 샤프트가 회전하는데 속도와 토크를 왜 조절해야할까요?

그 이유는 연료 효율 증대와 엔진의 기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엔진은 특정 rpm 영역에서 최대 효율이 나올 수 있도록 설계가 됩니다. 보통 최적 효율 영역은 1,800~ 2,800rpm 영역입니다. 물론 이것도 온도에 따라서 달라질 거에요. 대략적인게 그렇다는겁니다.

하지만 엔진의 최대토크는 3,500rpm에서도 나오고 4,000rpm에서도 나오고 그럽니다.

그러면 결국 연료를 더 써야만 최대토크를 낼 수 있을까요?

 

또, 엔진은 처음 시동토크가 작고 rpm이 올라갈 수록 토크가 커집니다. 그러면 차량이 정지상태일 때는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요? 토크가 작은데 무거운 차량을 움직이기 어렵지 않을까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바로 변속기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제가 임의로 그린건데요.

보통 6단 변속기의 기어비가 4단 기준으로 거의 1:1이고, 5단, 6단으로 가면 기어비가 낮아지며, 1/2/3단은 기어비가 커집니다.

기어비가 낮다는 것은 엔진보다 토크가 작아지는 대신 회전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의미하고요.

기어비가 크다는 것은 엔진보다 토크가 큰 대신 회전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1,800~2,800 rpm의 엔진 회전속도로 운전하면 토크가 낮다보니 3~4단으로 주행을 하는거죠.

그리고 경사진 도로에서는 높은 토크를 필요로하니 1~2단의 낮은 단수로 주행을 하구요.

또한 최고속은 5~6단에서 나오게 됩니다.

 

저는 2종보통이긴 한데, 1종 있으신 분들은 아마 처음 시동걸고는 기어 1단으로 두고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기어 단수를 높이실거에요. 그것도 변속기가 기어비에 따라 토크를 바꿔주기 때문입니다.

기어 5~6단에 넣고 출발하면 주행 자체가 안될걸요? 엔진 본래 토크보다도 낮아지기 때문이에요.

 

3) 엔진 브레이크

휴.. 드디어 엔진브레이크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엔진브레이크는 차량의 엔진을 이용해서 차량 속도를 줄이는 기법입니다. 엔진의 압축/배기 행정을 활용하여 오히려 속도를 줄이는 기법인거죠. 잘만 활용하면,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의 과열을 막고 눈길이나 빗길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운전하다가 엑셀에서 발을 떼보신 적 있으신가요? 속도가 서서히 감소하죠?

바퀴저항 때문에 줄어드는 것도 있지만, 엑셀에서 발을 떼게되면 연료 공급이 중단되는거에요.

그렇게되면 연료가 들어오질 않는데, 엔진의 크랭크축이 계속 회전하고 있으니 그 저항으로 인해 서서히 속도가 감소하게 되겠죠??

연료가 없으니 폭발행정이 사라지니까요!

 

자, 여기서 만약에 변속기 단수를 낮춰보겠습니다.

엑셀에서 발을 뗀 상태니까 바퀴에 의해서 엔진 샤프트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죠?

회전력의 발생 주체가 엔진이 아니라 바퀴인 상황인 것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즉, 엔진 샤프트의 회전방향이 반대인 상황인거에요.

여기서 변속기 단수가 낮아졌다는 것은 엔진의 회전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겁니다.

잘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이 있을듯해서 기어 그림을 가져오겠습니다.

엔진에 연료가 공급되고 있어서 엔진축이 회전되고 있다고 생각해볼게요.

그 상황에서 기어 단수가 낮다면 변속기와 연결된 바퀴의 토크는 커지면서 자동차가 힘차게 나가게 됩니다.

만약 반대로 기어 단수가 높다면, 바퀴의 토크는 작아지지만 회전속도가 빨라지는거죠.

 

자, 그런데 엔진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는데, 기어단수가 낮아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회전주체가 바뀌면서 톱니바퀴 수가 작아지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즉, 엔진축의 회전속도가 올라가버리는거죠.

그러면, 엔진이 빨리 돌면서 마찰이 발생하고, 그만큼 엔진이 빨리 멈추게 되는겁니다.

 

4) 엔진 브레이크 활용법

엔진브레이크는 언제 활용하면 좋을까요?

급내리막길에서는 브레이크 패드가 과열되어서 바퀴 제동이 잘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빗길이나 눈길에서 바퀴를 잡아버리면 바퀴가 헛돌면서 차량 자체가 돌아버릴 수도 있어요.

따라서 그럴 때는 기어 단수를 낮춤으로써 엔진의 회전수를 줄여놓고, 브레이크를 천천히 밟으면서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주행하고 있을 때에도 급제동을 하기보다는 엑셀에서 발을 떼고 서서히 감속한 다음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엔진브레이크를 너무 고속에서 저단으로 확 낮춰버리면 엔진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속도로같은 평지에서는 기어 단수를 확 바꿔버리기보다는 엑셀에서 발을 떼는 정도의 엔진 브레이크가 좋겠습니다.

 

또한, 급경사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쓸 때도 최대토크가 주로 발생하는 5,000~6,000 rpm영역으로 회전속도가 나오게끔 기어 단수를 낮추면 되겠습니다. 그정도로 갔다가 서서히 엔진 회전수가 내려가면 그 때 브레이크를 밟으면 아주 편안하게 정차할 수 있어요.

 

2. 회생제동이란?

엔진차에 엔진브레이크가 있다면, 전기차에는 회생제동이 있습니다.

회생제동은 구동모터가 발전기로 동작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차량의 운동에너지를 줄이는건데요.

회생제동은 제동력을 기준으로 하기에 단수가 높다면 제동이 그만큼 잘되는 것이고, 단수가 낮다면 제동이 덜 됩니다.

 

즉, 회생제동은 내리막길에서 회생제동 단수를 높여야 그만큼 충전을 하면서 속도가 감소하게 되어 안정적인 정차가 가능해집니다.

 

3. 패들 쉬프트

요즘에는 패들쉬프트라 해서, 핸들 뒤에 단수를 변경하는 차량이 있습니다.

핸들 뒤에 요렇게 있는건데요.

얘가 엔진차에는 기어단수를 변속해주는 역할을 하고, 전기차는 회생제동 단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엔진차의 경우, 오른쪽에 기어업, 왼쪽에 기어 다운입니다.

전기차의 경우, 왼쪽에 회생제동 단계업, 오른쪽에 회생제동 단계 다운입니다.

즉, 둘다 엑셀을 밟고 있는 기준으로 왼쪽 패들쉬프트를 누르면 속도가 줄어드는 방향인거죠.

 

자, 이걸 차량 감속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엔진차의 경우엔 기어 단수를 낮춰야 엔진rpm이 올라가면서 마찰이 증가해 빠른 감속이 되었습니다.

즉, 엑셀을 떼고, 패들시프트 왼쪽을 눌러야합니다.

전기차의 경우엔 회생제동 단계를 높여야 빠른 감속이 되었습니다.

즉, 패들시프트 왼쪽을 눌러야합니다.

 

반대로 차량 타력주행(힘있게 나가는 것) 관점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엔진차의 경우엔 기어 단수를 낮춰야 토크가 커졌습니다.

즉, 엑셀을 밟고, 패들시프트 왼쪽을 눌러야합니다.

전기차의 경우엔 회생제동 단계를 낮춰야 제동이 덜됩니다.

즉, 패들시프트 오른쪽을 눌러야합니다.

 

아니?? 타력주행 관점에서는 반대네요??

 

그래서 이게 좀 헷갈릴 수가 있어요.

본인 차가 어떤 차인지 알고, 본인 차에 맞는것만 생각하는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엔진차는 오른쪽이 기어 단수 증가하는 방향, 전기차는 오른쪽이 속도가 증가하는 방향(제동 단계 낮아지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외우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