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제는 급변하는 금리 환경과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복잡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AI 및 빅테크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국가 단위로 추진 중이며, 그 이면에는 정교하게 설계된 통화 전략과 스테이블 코인의 활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현재의 유동성 흐름과 스테이블 코인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합니다.
1. 가계 부채로 본 글로벌 유동성 분기점
현재 미국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계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고금리 정책을 통해 민간의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와 투자는 상위 10%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고금리로 인해 하위 계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든 반증이기도 합니다.
반면, 중국, 한국, 일본 등은 가계 부채 비율이 높아 고금리를 유지하기 어렵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자금이 고금리를 유지하는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2. 미국의 통화정책: 고금리 + 유동성 흡수 → 성장 투자
미국은 단순히 금리만 높인 것이 아니라, 정교한 유동성 흡수 전략도 병행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연준의 역레포(Reverse Repo)입니다. 이는 시중의 여유 자금을 흡수하여 시장 금리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유동성 과잉에 대한 통제 기능을 수행합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재무부는 단기 국채를 대거 발행하여 민간 유동성을 TGA(재무부 일반계정)로 이동시켰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자금이 인프라 투자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AI 및 빅테크 관련 기술 기업에 집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고금리로 유동성을 흡수하고, 흡수된 유동성을 기술 분야에 재투자하여 통화 속도와 증시 상승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은행의 대출 여력을 증가시켰고, 이를 통해 통화량을 다시 늘리는 방식으로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3. 미국은 왜 마지막에 금리를 내릴까?
미국이 금리 인하를 가장 마지막으로 미루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금리를 일찍 내리면 민간 부채가 다시 급증하게 되고, 연준이 통제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한국, 중국 등)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흘러드는 현상을 활용해 타국의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있습니다.
즉, 미국은 글로벌 유동성 블랙홀 역할을 자처하며, 스스로는 고금리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공급된 저금리 자금을 흡수해 국가 주도 산업 육성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4. 스테이블 코인: 달러 패권의 새로운 무기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해외 자금을 디지털 형태로 유입시키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스테이블 코인을 구매하면 결국 미국 국채를 사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합니다.
주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유입된 달러를 국채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이자 수익은 자체 수익으로 확보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이 자금이 다시 미국 재무부로 흘러들어가 AI 및 빅테크 기업에 재투자된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이 구조를 통해 기술 성장을 가속화하는 자기증식적 성장 루프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또한 빠른 송금,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기존 금융시스템보다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중국 소매상, 한국의 동대문 시장 등에서도 사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5. 각국 통화 주권의 위협과 대응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의 달러 독점 구조는 다른 국가들에게 통화 주권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 위안화, 유로화,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글로벌 디지털 거래에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유럽, 한국 등은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디지털 통화 환경에서 자국 통화의 사용 비중을 높이고, 통화 주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결제 시스템이 아닌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의 통화 전략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론: 비트코인은 과정, AI는 목표, 스테이블 코인은 도구
결국 미국이 원하는 것은 AI 및 빅테크 산업 주도의 패권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 자산은 그 과정을 실험하는 장이었고, 스테이블 코인은 그 실질적 도구이며, AI는 최종 목적지입니다.
다른 국가들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참여하지 않으면, 디지털 유동성 경쟁에서 밀리게 되고, 이는 통화 주권의 약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각국은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 내에서 통화 점유율을 확보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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