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BTFP가 양적완화여서 인플레가 치솟는다고요?

투자하는 엔지니어 2023. 3. 17. 22:43

안녕하세요.

 

오늘은 BTFP가 양적완화(QE)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연준의 새로운 대출창구로서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가 발족하였고, 이것이 연준의 돈풀기이기에 또다시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우선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전혀 아닙니다.

 

우선 지난 1주일간 연준이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해보곘습니다.

 

BTFP를 통해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한 연준

작년부터 시작된 연준의 양적긴축(QT)로 인해 연준의 자산이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1년에 걸친 연준의 자산 축소 정책이 지난 1주일만에 절반 가까이 원복되었습니다.

 

즉, 연준이 현재 은행의 위기를 보고 다시 돈풀기를 시작하여서 인플레이션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근거로 나오는 자료입니다.

 

이것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려면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창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는 연준이 통화를 발행한 후,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 시장에 돈을 푸는 방식입니다. 채권을 매입한다는 의미는 돈을 빌려준다는 의미가 되는거죠.

보통 미국의 양적완화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만을 매입합니다.

 

여기서 또 다른 유동성 공급 방법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질적완화(Qualititive Easing)입니다.

질적완화는 국채가 아닌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매입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여담으로 일본의 YCC(Yield Curve Control)은 2년물 국채와 10년물 국채만을 계속해서 매입하는 정책입니다.

미국식 양적완화의 경우 정해진 금액만큼 채권을 매입하는데 반해,

YCC는 해당 채권의 금액보다는 채권 금리가 타겟입니다.

예를 들어, "2년물 채권금리 1.5%가 될 때까지 2년물 국채를 매입하겠다"라고 중앙은행이 발표하고 계속해서 매입하는 것이죠.

그리고 2년물이 1.5%가 되면 매입을 중단하는 겁니다.

그렇게 직접적으로 채권 금리를 고정함으로써 장단기 금리 역전을 막아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도 하는겁니다.

또한 무제한 양적완화처럼 지속적으로 채권을 매입하긴 하지만 금리 타겟임으로 무작정 매입한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는거죠.

 

아무튼 중앙은행은 이런 여러 방식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이번에 발족한 BTFP는 양적완화와는 다른 성격입니다.

 

BTFP가 뭔지 알아보겠습니다.

 

Bank Term Funding Program은 미국의 수신 기관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자격요건이 해당하는 기관들에 한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담보로 현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즉, 양적완화와 비교하자면,

  양적완화 BTFP
대상 재무부 발행 국채 기관(은행)이 보유한 채권
방식 국채 매입을 통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기관 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해줌

이해가 되시나요?

양적완화는 국채를 직접 매입하여 재무부(정부)에게 돈을 쥐어주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 돈을 갖고 여러 국가사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거죠.

그런데 BTFP는 지금 당장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에게 일시적인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고, 은행이 갖고 있는 채권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것입니다.

 

BTFP를 통한 대출 조건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대출금액: 기관(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액면가의 100%)

2. 대출만기: 최대 1년.

3. 대출금리: 1년 overnight swap index + 0.10%

 

해당 조건들을 통해 은행들에게 어떻게 유리한지 확인해보겠습니다.

1. 담보 인정금액이 액면가의 100%인 점

: 최근 1년간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채권 가격은 폭락하였습니다.

따라서 담보금액을 채권의 액면가액으로 해주는 것은 그만큼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자금이 부족한 중소은행에게는 꽤 유리한 것입니다.

2. 대출만기 최대 1년인 점

: 대출기간이 짧긴한데, 1년이면 당장의 유동성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그 사이 금리도 인하할 가능성이 높구요. 금리인하전까지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3. 대출금리: 해당 기준 현재 시세로 4%중반대

: 대출금리가 많이 높습니다. 즉, 은행 입장에서는 이 금리를 활용하면서까지 연준에게 돈을 빌릴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뱅크런이 일어나기 직전인, 그야말로 파산 직전인 은행만 BTFP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위 조건들을 분석해보면, BTFP를 통한 은행들의 대출은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반대로 해석하자면, BTFP 사용금액이 늘어나면 그만큼 파산 직전인 은행이 많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내용 정리하겠습니다.

 

1. BTFP는 QE와는 성격이 다르다. 즉, 은행의 지급준비금 부족으로 인한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수단일 뿐 시장에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을 의미하지 않는다.

2. 따라서, 최근 연준의 "돈풀기"가 시작되었다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3. BTFP 사용금액이 늘어나면 그만큼 파산 직전인 은행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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